일본 어학연수 다녀와서 알게된 점 - 和風기록

작년 7월 일본 어학연수 준비하다 놀라는 점에서 멋모르고 썼던 이야기들 중에 수정해야할 것도 있고,
다녀와서 느낀 것들이 준비하시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까 해서 글을 씁니다.

1) 대학교 부설 어학당에 비해 사설학원이 발달했습니다.

→ 출발하기 전에 알아보면서 이런 이야기를 썼네요. 그때만 해도 대학부설을 못가서 많이 서운했었어요. 가서 다녀보니 사설학원이라고 무시할 게 아니었습니다. 제가 다녔던 학원은 선생님의 수준도 상당히 높았고, 업무처리가 깔끔하게 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으며, 학생들도 대학 및 대학원 진학을 희망하고 있어 대체로 성실했습니다. (대체로..라고 해도 되나;; 물론 놀러온 널럴한 유학생들도 있었어요. 한달에 몇번밖에 안 나오는..) 따라서 굳이 대학 부설만을 고집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가보면 더 좋을 수도 있겠지만.. 일단 사설학원도 만족!

2) 학원은 크게 취학중심, 회화중심으로 나뉩니다.

→ 라고 알고 있었습니다만, 꼭 그렇게만 보기는 어렵습니다.
제가 다닌 학원은 기초반은 회화 중심으로 가르치고, 고급반으로 갈수록 취학 중심으로 가르쳤습니다. 취학반이라고 해도 발표 위주로 수업을 했기 때문에 회화실력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기초반은 단기비자로 여행삼아 온 사람들이 많아 서양인의 비율도 높고 진도도 느리지만, 고급반은 대부분 진학생이므로 수업을 열심히 하는 분위기였습니다. 원한다면 대학원 진학반에 따로 들어가 소논문 및 학업계획서 작성에 도움을 받을 수도 있었습니다. 학원에 따라 차이가 있을 것 같지만, 기본적으로는 본인이 배정받은 반 학생들의 실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참고로 어느 정도 실력이 되시는 분이 어학연수를 계획 중이시라면, 단기연수라고 해도 취학생 중심의 학원을 가시기를 권해드립니다. 취학 중심이라고 해도 우리나라 입시학원처럼 달달 외우라고 가르치는 게 아닙니다. (저는 하루에 100개씩 한자 주고 외우라고 할 줄 알았습니다.) 그냥 좀 성실히 가르치고 어려운 걸 가르치고 문법도 가르치고 이런 수준이라 크게 부담이 없고, 도움도 많이 됩니다.

3) 무엇보다 고급반은 한국인과 중국/대만인 뿐이라는군요!

→ 크게 틀린 정보는 아닙니다만, 중국인이 대부분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희 반에는 서양어권 학생이 2명 있었고, 그중 한 명은 매우 유창한 회화실력을 자랑했습니다.
서양어권 학생이 한자를 어려워하는 거야 당연하지만, 고급반 학생들은 대충 따라가는 분위기더군요.

* 그리고 학원마다 자기네의 "국적비율이 좋다" 고 자랑해요. 한국인 50% 이하인 학원이 별로 없을 정도로 한국인이 많다보니, 한국인 말고도 많이 있다고 강조하기 위해서 하는 말인데요. 좋다고 해봤자 최소 30%는 한국인인 것 같고요.

→ 하지만 이것은 잘못된 정보였습니다. 죄송합니다. 저도 몰랐어요.'ㅁ';;;

직접 가보니까 작게는 70%, 많게는 100%가 중국인이었습니다. 4~5년 전만 해도 한국인의 비율이 상당히 높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최근 무지막지한 엔고현상과 한국내 일본어의 인기저하 등으로 인해 한국인 어학연수생이 급격히 줄었다는 거죠. 반대로 중국인 유학생은 끝없이 늘어나는 상황입니다.

고로, 저희 학원은 오전반(통상 오전반이 고급반입니다.) 전체 통틀어서 5명의 한국인 학생이 있었습니다. 각 반 정원이 제각각이라 정확한 비율을 짚어드릴 수는 없지만, 저희 반은 20명 중에 2명, 옆반은 8명 중에 0명이었고, 그밖에도 열댓명 중에 한명 있을까 말까 하는 상황이었어요. 물론 중국인 다음으로는 한국인, 대만/홍콩인이 많았습니다. 대략 중국인이 78% 정도 되면 7%는 한국인, 7%는 대만/홍콩인, 6%는 서양인, 2%는 기타 아시아인 이런 느낌이었습니다. (대충 찍은 겁니당.)

기초반은 상대적으로 서양인의 비율이 높아진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구미권 학생들은 단기비자로 3개월짜리 일본여행 겸 어학연수를 오는 경우가 왕왕 있어서 가볍게 배우고 가볍게 나간다고 하네요. 한국사람들은 이런 여행문화 자체가 없으니.. 한국학생들은 이런 식으로 가는 경우는 드물겠지요.

4) 중급반이 되어야 선택수업이라는 걸 들을 수 있대요. 
* 그렇다면 일본어를 공부하러 오는 사람들은 보통 어떤 수준인건가.
* 일본인과의 교류를 강조하는 학원들도 많이 있는데요. 실제로 어느 정도나 되는지는..?


→ 제가 다닌 학원의 선택수업은 중고급을 섞어놓고 했는데, 요일별로 회화, 청취, 독해, 작문 등의  세부과목을 선택할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예를 들면 회화는 스피치, 롤플레이 등, 독해는 만화읽기, 단편소설, 시사독해 등이었지요. 들어보니 재미있는 과목과 없는 과목이 확연히 나뉘었지만, 재미있는 과목은 정말 재미있었어요. (일본단편소설 최고였음!)

일본어를 공부하러 오는 사람의 수준이야 당연히 천차만별이지만, 한국사람들은 보통 1급이나 2급은 따고 옵니다. 사실 한국인에게 서양어권, 중국어권 학생들을 위한 기초문법강의는 크게 필요가 없으니, 기초반 수업을 듣는 건 돈이 좀 아까운 것 같아요. 어학연수 가기 전에 일본어능력시험 2급 정도는 하고 가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단어랑 한자랑 많이 외운 다음에 가셔서 회화연습하시면 될 듯.

일본인과의 교류는 생각만큼 기회가 많지 않습니다. 가끔 일본의 대학교들이 주최하는 국제교류회 등이 있긴 하지만, 자주 있지도 않고 정기적인 것도 아니라 단기어학연수를 한 저에게는 큰 의미는 없었구요. 대신 학교 측에서 일본어교사가 되고 싶어하는 일본인들과의 주1회 무료 회화클래스를 만들어줬는데, 좋은 선생님이 걸렸을 때는 매우 알찬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그 외에도 매주 금요일 선택수업에서는 (역시 일본어 교사 희망자인) 일본인과 팀을 짜서 활동을 했는데, 이것도 나름 재미있었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인 친분을 쌓는 것과는 차이가 있으므로, 일본 현지사정을 배워가면서 일본인과 교류하고 싶다면 개인적으로 친구를 만들거나 아르바이트를 하는 편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참고로 앞서 언급했던 회화가 유창한 서양어권 학생은 일본인 여자친구가 있었답니다. 그리고 아르바이트는 단기 무비자로는 구하기 어렵습니다. (원칙적으로 구하면 안된다고 합니다.)

5) 유학원을 고르기도 너무 어려워요
.
* 아무래도 강추하는 곳은 자기들과 친한 어학원일 수 밖에 없다는 거죠. 이런 점을 감안해서, 적어도 두세군데 유학원을 다녀보면서 판단해야할 것 같습니다.


→ 이건 예전에 제시한 기준(사무실이 너무 열악하지 않고, 웹사이트에 유학원 후기가 충실히 올라와있고, 제가 질문할 때 질문에 의도를 알고 그에 대한 답변을 해주는 곳)도 괜찮다고 생각하는데요. 특히 장기 연수나 일본 유학이 아니고 간단히 어학연수 다녀오는 수준에서는 웬만한 유학원도 큰 문제는 없지 않을까 싶긴 합니다. 학원도, 저는 학원이 마음에 들어서 그런지, 학원에 대해서도 생각만큼 고민 안하셔도 괜찮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그래도 역시 한 군데만 추천받고 한 군데로 바로 가는 건 좀 불안하니까 가능한 한 학원생들이 후기를 알아보시는 게 좋겠죠.

6) 매월 학원에 등록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7) 게다가 장기코스(6개월)는 무려 6개월 전에 신청 해야합니다!!

→ 제가 다닌 곳이 드물게 매달 등록이 가능했습니다. 이런 곳은 아주 가끔 있는 것 같습니다. 거의 대부분은 매월 등록이 불가능하므로 빠른 준비가 필요합니다. 특히 미리 준비해야하는 코스는 6개월 코스입니다. 비자 문제가 걸리기 때문입니다. 차라리 9개월 이상이면 무비자로 3개월 먼저 듣고 현지에서 비자 신청해서 6개월 비자를 얻으면 됩니다. 하지만 6개월은 여기에서 비자를 받아가야 하므로 6개월 전부터 준비해야합니다. 아니면 무비자로 갔다가 3개월이 될 무렵 한국에 다녀가는 방법도 있겠습니다. 통상 일본어학교 학생의 경우에는 무비자라도 1번 정도의 재입국을 문제삼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8) 집값 엄청 비싸요.
* 그리고 일반적인 집을 임대하는 건 매우 어렵다고 하네요. 보증인도 필요하고..
* 일본은 전철이 워낙 잘 되어있으니, 도심 말고 외곽으로 나가면 어떻겠느냐, 하는데, 근처 시로 나가면 집에서 학원까지 전철로 1시간 반이 걸리기도 한다는군요.
제가 1년 살면 매일 3시간 걸려 통학을 해보는 것도 고민해보겠습니다만, 3~4개월 살면서 길에서 시간 날리는 건 좀 아깝더라구요. 게다가 일본은 멀리서 다니면 교통비가 더 많이 나와서, 교통비로 월세 차액을 커버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라고 합니다.

→ 집을 구하는 문제는 좀 생각해볼 문제인 것 같습니다.
유학원을 통해 집도 구하고 학원도 구하는 경우가 많은데, 현지에서 집을 직접 구하는 편이 쌉니다. 유학원을 통해 구하면 주로 한국인이 운영하는 한국인 전용 원룸에서 지내게 됩니다. 하지만 이게 좀더 비쌉니다. 물론 단기체류하는 외국인으로서는 현지에서 집을 구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기본적으로 집주인이 일본인 보증인을 요구할 때가 많고, 외국인이면 무조건 안된다고 거절하는 경우도 있으며, 외국인 입장에서도 일본어를 몰라서 피해를 보는 경우도 있고, 레이킹이니 시키킹이니 하는 일본 특유의 임대문화에 대한 이해도 필요하지요. 따라서 만약 6개월 이상 장기 어학연수를 가신다면, 처음에는 유학원을 통한 한국인 기숙사는 짧게 계약하고 현지에서 자신이 지낼 방을 찾아보는 게 좋다고 봅니다. 제 주변 중국 유학생들은 대부분 2년째 유학중이었는데, 스스로 부동산을 돌아다니며 알아봐서 구한 집에서 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단기 어학연수는 이런 저런 복잡한 점을 모두 감안하면 유학원에서 연결해주는 집도 괜찮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참고로 월세 외에도 전기세, 가스료 등 광열비가 한달에 10만원 가량 들었습니다.

그리고 단기연수에서 집을 멀리 구하는 건 삽질이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유학생들이 싼 집을 구하느라 하치오지 등에 사는 것도 보았습니다만, 통근에 걸리는 시간이 엄청납니다. 게다가 일본은 역세권의 집을 구하기가 어렵습니다. 집에서 역까지 걸어서 40분 걸리는 경우도 보았습니다. 이런 경우는  집에 교통카드를 놓고 왔다는 사실을 역에서 깨닫는 순간 그날 학원 수업을 포기하게 됩니다. -ㅁ-!! 그 역에서 학원이 있는 역까지 나오는데도 1시간이 걸리기도 합니다. 장기 연수라면 자전거를 살 수도 있고, 장기간 임대에 따른 비용 문제도 있으니 외곽으로 나가는 것도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단기연수는 잠시 일본을 맛보고 오는 데 지나지 않는데, 그 시간을 모두 지하철 안에서 보내는 건 아까운 일이 아닐까요.

하나 더 말씀드리면, 어학연수에서 배우는 게 참 많다는 겁니다. 사실 다녀오기 전에는 어학연수의 효과를 그렇게 높게 보지 않았는데, 가보니 왜 어학연수를 가는지 알겠더군요. 여행하는 것과는 다르게 살면서 배우는 게 많습니다. 젊었을 때 영어권으로 안 다녀온 게 매우 안타까웠습니다.^_^;;

그러니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시고 가시는 분들 모두 건승하시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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